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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석 청년정책] 프랑스 ‘아를(Arles)’을 꿈꾸는 한국 도시

작성일 : 2025.10.02 13:09 작성자 : 편집부 (iteen2013@naver.com)

고흐가 사랑한 프랑스 남부 아를(Arles)은 한때 농업 중심 도시였지만, 이제는 세계적 예술 거점 도시로 탈바꿈했다. 이 변화의 핵심은 단순 관광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문화 생산 구조였다. 매년 2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약 4,000개의 일자리가 문화경제와 직접 연결된다. 대표 축제인 르낭스 드 아를은 2019년에만 14만 명이 찾았고, 745만 유로 예산의 절반 이상을 자체 수익으로 충당했다. 여름철에는 400명 가까운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또한 버려진 철도 정비창은 지역 자원(소금·쌀짚·조류)을 활용한 창의적 제작과 창업의 거점으로 바뀌었다. 국립사진고등학교(ENSP)는 신캠퍼스로 확장되며 축제·갤러리·레지던시와 긴밀히 연결되었고, 여기에 반 고흐의 유산과 프랭크 게리 타워가 더해져 아를은 ‘교육–제작–축제–브랜드’의 선순환 구조를 가진 청년 창업형 문화도시로 자리 잡았다.

◆ 강릉, ‘커피·문학·예술’이 만드는 아를형 문화도시

한국에서 아를 모델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곳은 강릉이다. 바다와 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강릉은 이미 문화도시로 성장할 토대를 지니고 있다. 특히 오죽헌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라는 두 역사적 인물이 동시에 기려지는 공간으로, 강릉이 “한국 문화와 교육의 뿌리”라는 상징성을 갖게 한다.

강릉은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으며, 강릉커피축제만 해도 연간 4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모은다. 안목해변 카페거리, 명주동 예술상권, 경포호 축제 등은 창작자와 관광객을 동시에 끌어들이는 자산이다. 2021년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면서 5년간 200억 원 규모의 정책 지원도 확보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아를 모델을 접목한다면, 첫째, 지역 대학과 연계한 사진·영상·커피 R&D 창작학교를 설립해 청년 창작자와 스타트업을 유치할 수 있다. 둘째, 매년 15만 톤 이상 발생하는 커피박 업사이클링을 활용해 디자인 스튜디오와 마이크로팩토리를 만들고, 이를 지속 가능한 창업 허브로 발전시킬 수 있다. 셋째, 나아가 “커피+사진+문학”을 결합한 국제 페스티벌을 개최해 체류형 관광과 B2B 시장을 동시에 열 수 있다.

이런 구상은 곧 교육–제작–축제–브랜드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게 하고, 강릉은 오죽헌의 역사적 자산, 커피축제의 대중성, 명주동 도시재생, 정책 지원이 조화를 이루는 청년 창작도시로 도약할 잠재력을 지닌다.

◆ 춘천, 청년과 스포츠·레저가 만드는 창작 도시

두 번째로 주목할 도시는 춘천이다. ‘호반의 도시’라는 이름처럼 자연환경이 풍부하고 젊은 인구가 많으며, 스포츠와 레저 자산이 잘 갖춰져 있다. 아를이 철도 정비창을 창작 거점으로 바꾼 것처럼, 춘천은 호수와 레저, 스포츠를 청년 창업과 창작 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 축구 스타 손흥민의 출생지라는 상징성은 도시를 ‘스포츠와 청년’ 브랜드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손흥민 아카데미와 지역 체육시설을 중심으로 스포츠 영상분석, VR 트레이닝, 스포츠 테크 스타트업 같은 창업 모델이 성장할 수 있다.

춘천은 이미 연간 300만 명 이상이 찾는 남이섬, 소양강댐, 의암호 같은 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춘천 마라톤(2만 명 참가), 국제레저대회는 대표적 브랜드 행사다. 또한 애니메이션박물관(연 20만 명 이상)과 로봇체험관은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유치하며, 이를 스포츠·레저 콘텐츠 창업과 연결할 수 있다.

정책적으로도 청년몰, 창업지원센터, 레저산업 전략 육성이 이뤄지고 있다. 유휴 공간을 스포츠·미디어 융합 제작소로 전환하면 청년 창작자들이 머물며 창업할 수 있다. 지역 대학과 협력한 스포츠·애니메이션·레저 융합 교육, 게임·VR·영상 제작 공동 제작소, 마라톤·레저·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결합한 국제 창업 전시·체험 무대까지 발전할 수 있다.

손흥민이라는 글로벌 브랜드와 호반 도시의 이미지는 춘천을 청년 창업·스포츠·레저 창작 거점으로 도약하게 하는 강력한 자산이다.

◆ 한국식 ‘아를’ 마을을 꿈꾸며

강릉과 춘천은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다. 강릉은 문화·예술·문학 중심의 정적 브랜드형 거점, 춘천은 스포츠·레저·체험 중심의 동적 실험형 거점이다. 강릉은 제도적 기반과 축제를 중심으로 아를형 국제 예술·창업 도시로 성장할 수 있고, 춘천은 스포츠·레저 자산을 활용해 창작·체험형 창업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두 도시가 공통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은 “교육–제작–축제–브랜드”라는 아를식 순환 구조다. 강릉은 커피·문학·예술을 묶은 창작학교와 국제 페스티벌을, 춘천은 스포츠·레저 기반 제작소와 국제대회를 통해 청년 창업을 지원할 수 있다.

예술적 감성과 청년적 에너지가 결합될 때, 강원도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창작·창업·체험이 어우러지는 한국형 아를 문화경제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문학예술원 강이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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