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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의 항공 운송] 수하물 업무 3탄 - 남미여행 중 수하물 짐을 잃어버린 에피소드

작성일 : 2021.07.09 10:23 작성자 : 최지연 (air24jychoi@gmail.com)

필자는 해외를 주로 배낭여행으로 다니는데 눈썰미도 좋고 경계심도 많고 주의력도 높아서 웬만하면 잘 잃어버리지 않는 편이었는데 통틀어 수하물 사고를 딱 한 번 경험했다. 2008년에 미‧중남미에서 수하물 사고가 났을 때의 여정이다. 

먼저 인천-아틀랜타-칸쿤(멕시코)-아바나(쿠바) 여정에서 아틀란타에서 직원항공권으로 대기하다가 간신히 델타항공을 탔는데 칸쿤에 도착해 보니 대기하다가 부친 가방이 오질 않았다. 하필이면 그날 바로 쿠바의 서울, 아바나로 들어가야 하는 여정이라 난감했다. 쿠바호텔은 예약하고 호텔비까지 이미 지불한 상태고, 다음 여정이 있어 어쩔 수 없이 휴대수하물로 해결해 보자고 생각하고 여권, 카메라, 기내고추장만 가지고 그냥 아바나로 향했다.  

그때 칸쿤 지점의 델타항공 수하물 담당자는 ‘빠꼼이’였다. 칸쿤에 도착해서 가방이 안 왔다고 사고 신고를 하니 항공권과 수하물표를 보여달라고 하였고, 항공권을 보더니 직원항공권임을 알고 수하물사고 접수만 해주고 수하물지연보상금 (OPE, Out of Pocket Expenses) 50불은 안 준댄다. 

이유는 너는 대기승객이라 짐이 안 올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항공기가 무거워 대기승객의 짐은 못 실었다고 정당한 이유를 대서 어쩔 수 없었다. 가방은 내일 온다고 하였고 난 오늘 아바나로 간다고 하니 그럼 아바나로 보내준다고 호텔명을 알려달라고 한다. 그런데 담당자가 쿠바항공은 분실이 잦아 호텔까지는 장담을 못한다고 말해 매우 난감했다.

최초 계획은 아바나에서 이틀 정도를 묵고 맘에 들면 체게바라 혁명가의 전투지를 따라가 보려고 했는데 결국 짐이 안와서 칸쿤으로 이틀 만에 아쉽게 돌아왔다. 델타운송직원은 내가 다시 올 때까지 칸쿤 지점에 보관해 주기로 하고 떠났다. 결국 난 그 델타 ‘빠꼼이’한테 당한 것 같았다. 수하물 지연보상금도 못 받고 가방도 쿠바에서 받지 못했다. 만약 예약된 항공권이면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는 아니었을거다. 

하지만 직원 대기항공권은 때로 이렇게 푸대접을 받는다. 그 델타직원도 같은 항공사 직원으로서 미안했던지 RON 키트(Remain Over Nite Kit)는 주었다. 세면도구와 면도기 런닝셔츠 등이 있는 서바이벌 키트다. 그래도 없는 거 보다는 낫다. 

내가 만약 유상항공권을 소지했더라면, 델타항공사는 승객한테 몬트리올 협약에 따른 1288 SDR 한도 내에서 RON KIT은 물론 일반석 기준으로 OPE를 50불을 지불해야 하고, 쿠바호텔까지 가방을 안전하게 배달해줘야 하고, 가방 안의 물건이 올 때까지 필수적으로 사용해야할 옷가지와 생필품 구입비까지 영수증 제시에 따라 배상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수하물사고는 이렇듯 배상액수가 커서 항공사도 부담이 크다. 

지금도 007 영화나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을 보면 아바나 해안가 도로가 생생히 기억난다.

말레콘

사진출처 : 공정여행 http://www.fairtour.co.kr/archives/6376

중간에 파도가 쳐 바닷물에 도로가 적는 부분이 있다. 가보면 재미있다. 수하물 사고 중에 파손 신고는 파손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증거 사진을 찍어둔다. 그리고 나중에 보고서에 파손사진과 승객의 수하물표를 부착해서 지점에서 보관하게 된다. 가장 많은 파손부위는 가방의 손잡이, 바퀴, 옆면 순이다. 고무바퀴는 오래 되어서 삭은 걸 신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자연 파손되는 것에 대해서는 배상이 안 된다. 

항공사의 운항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만 배상하는 것이 규정이다. 

하지만 승객들은 알면서 그러는 건지 몰라서 그런지 무조건 배상을 요구한다. 이럴 때 여행자보험에 가입했으면 보험사에 청구하는 편이 빠르다. 혹여 항공사의 배상과 보험사 배상을 이중으로 받는 경우에는 부당이득환수에 따라 한 곳은 반환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전자시스템의 발달로 예전처럼 항공사나 보험사가 어리숙하지 않기 때문에 창피를 당할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국내선의 경우 상법 항공운송편에 있는 조문에 따라 배상하고 국제선의 경우는 몬트리올 협약과 아주 드물게 바르샤바 협약에 따라 배상하게 된다. 바르샤바 협약은 1kg 당 20불로 위탁수하물의 1개의 무게가 20kg 인 경우 400불정도가 최대 배상액이다. 몬트리올 협약 가입국인지는 해당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베트남이나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아직도 바르샤바 협약에만 가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항공사 직원은 항공사 규정이나 관련법이 항공기 속도만큼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항상 최신규정과 법개정에 유의하면서 근무를 해야 한다. 

이렇게 총 10회에 걸쳐 항공사의 운송업무에 대해 개괄적으로 알아보았다. 항공사에 운송직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연재를 마친다. 

(사진=김태수 대한항공 서비스사무직)

김태수

현 대한항공 서비스사무직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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