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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항공 칼럼] 하늘에서 누리는 재미 :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In flight Entertainment Service)

작성일 : 2021.07.21 10:06 작성자 : 최지연 (air24jychoi@gmail.com)

오늘 주제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In flight Entertainment Service)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당시, 기내 엔터테인먼트라 부를 만한 서비스가 부족했다. 이번 주제는 필자의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소회 정도라고 말하고 싶다.
 
당시에는 신기종마다 소형 비디오테이프가 탑재되었다. 담당 승무원은 비행 전 탑재된 테이프의 종류가 정확한지, 개수는 부족하지 않은지 확인하고 비행 중에 테이프를 순서대로 틀었다. 그러면 승객들은 각 존 중앙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뉴스나 영화를 시청했다. 이 반자동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상영이 끝난 테이프가 계속 플레이 상태에 있으면 화면이 지직거리는 단점이 있었다.

이는 승객들의 단골 지적사항이었는데 불만을 제기한다기보단 ‘다른 영화 보고 싶으니까 빨리 틀어줘’의 느낌이었다. 서비스 중인 승무원에게 “저기, 영화 끝났는데요.” 하고 일러주면 “예, 감사합니다.” 대답하곤 다른 테이프로 갈아 끼우는 식이었다. 스마트 폰을 몸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현대인의 관점으로 돌이켜보면, ‘석기시대’ 같은 이야기다. 그런데 겨우 20여 년 전, 그땐 그랬다. 승객들이 불편하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는커녕, 비행 중에 영화를 볼 수 있다고 좋아하던 그런 시대였다.
 
요즘 항공기의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AVOD(AUDIO & VIDEO ON DEMAND) SYSTEM이 기본이다.

즉 자신이 보고 싶을 때, 듣고 싶을 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시청하면 된다. 구성도 훌륭하다. 영화 종류만 해도 할리우드 영화, 아시아 영화, 한국 영화 등 수십 편에 달하고 클래식, 팝, 가요 등 음악도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그뿐인가? 각종 게임에 에어쇼,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질과 양적으로 모두 훌륭하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 짧은 일정으로 외국에 출장을 나간 적이 있었다. 오랫동안 기내식을 먹고, 지금도 후배를 양성하고 있지만, 그날도 비행은 설렘 그 자체였다. 기내 설비가 우수하기로 소문난 항공사였기에 기대가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항공기에 탑승하자마자 난생처음 비행기 탄 사람처럼 서비스 물품들의 사진을 찍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너무 촌스러웠나?
 
기내를 둘러볼 만큼 본 뒤에 좌석의 AVOD 탐색에 나섰다. ‘아, 이 버튼을 누르면 발 받침이 올라가고, 이건 콜 버튼, 이건 라이트 버튼……’ 작동법을 손에 익힌 다음, 기내잡지를 꺼내 들었다. 리스트에서 원하는 영화를 골라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다른 좌석은 멀쩡한데 내 좌석만 AVOD SYSTEM이 고장 난 것 아닌가? 승무원이 시스템을 2차례 초기화했지만 허사였다. 하필 빈 좌석도 없는 만석 비행이라 교체해 줄 좌석도 없었다.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한 승무원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가져온 전공 책을 꺼내 들었다. 영화를 못봐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정말 괜찮았다.  

전자기기 없는 비행은 아주 아주 길었다. 지루했다는 말이 아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기분이었다. 모처럼 여유롭고 편안한 감정 상태에서 하늘 위를 유영하는 자유를 만끽하다 스르륵 잠에 빠져들었다. 예전엔 하루가 길게만 느껴졌는데 과학이 발전할수록 왜 더 바쁘고 여유가 없는 걸까?

우리학교 실습실 자랑 좀 해야겠다.

내가 근무했을 때 보다 훨씬 좋은 AVOD SYSTEM을 준비하고 있다. 실습실을 준비하면서 기내와 일반 전기의 볼트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난 항공기에 관하여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은 죽을 때 까지 배우는 것인가 보다.

(사진=김주희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운항과 교수)

김주희

현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운항과 교수
현 한국관광연구학회 이사
현 한국문화산업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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