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10.05 22:11 작성자 : 최지연 (air24jychoi@gmail.com)
“전체 파일럿의 1/3에서 두뇌 능력이 저하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다.”
너무나 충격적이다. 스웨덴의 정신과 의사인 안데르스 한센이 지은 『뇌는 달리고 싶다』(2020.1.30)에 실린 내용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한 과학 연구진이 매년 모의비행장치로 비행기술평가를 받아야 하는 파일럿 144명을 대상으로 몇 년에 걸쳐 추적 조사를 해 보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비행기술이 점점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몇 개의 집단 중에서 능력 저하가 빠른 집단의 유전자 검사를 했더니 뇌 자체의 영양소인 BDNF(신경세포 생성인자)와 관련된 유전인자에 돌연변이가 더 많았고, 기억 중추인 해마가 빠른 속도로 수축하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안데르스 한센은 이를 예방할 방법으로 ‘운동’을 강력히 추천하고 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내가 겪었던 과거의 일들이 떠올랐다. 조종사는 6개월마다 한 번씩 모의비행장치로 이틀에 걸친 훈련과 평가를 받아야 한다. 기장과 부기장 두 사람이 비행기로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비정상적인 상황을 하루 2시간씩 훈련받은 후, 두 번째 날 2시간씩 평가를 받는 일이다. 물론 불합격하면 비행을 못 한다. 실제 비행기와 똑같은 상태로 비상상황을 처리해야 하니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더구나 평가까지 받아야 하니 이틀 동안 받는 스트레스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 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뇌세포가 파괴된다. 특히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
그럼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
연구자들은 ‘운동’만을 강력히 추천하고 있으나 나는 다음과 같은 3가지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첫째, 긍정적인 단어나 과거 행복했던 순간들을 정리하여 마음속에 느낌으로 불러오는 마음 챙김 명상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명상은 여러 방식이 있지만, 어느 것이든 계속하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안정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명상은 세타파를 발생 시켜 인지기능을 높여주며 스트레스를 낮춰 줄 뿐 아니라 세포의 노화까지도 늦춰준다고 한다(명상에 답이 있다, 2013.6.17.).
둘째, 운동이다. 일주일에 5~6일, 하루에 1시간 정도 걷기 운동이 좋다.
그중 하루 건너뛰면서 일주일에 3번은 다소 빠른 운동을 한다. 능력에 따라 달리기도 좋고 빠른 속도로 걸어도 좋다. 운동하는 동안에 신경세포 생성인자인 BDNF의 생산량이 많아진다고 한다. BDNF는 단백질로 뇌의 성장을 촉진한다(운동화 신은 뇌, 2012.8.10). 혈액순환도 좋아져 두뇌 속의 미세혈관에도 충분한 영양공급이 가능하다.
셋째, 생성된 BDNF를 사용하여 두뇌에 활용해야 한다.
외국어 공부도 좋고, 조종석의 여러 가지 계기나 스위치들을 시스템과 연계하여 그림으로 두뇌 속에 저장하는 이미지 훈련을 해도 좋다. 그럴 때 신경세포가 생겨나고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synapse)를 만들어 연결망을 다채롭게 할 것이다(유쾌한 운동의 뇌과학, 2020.6.25). 필요한 전문지식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파일럿에 대한 연구가 사실이라면, 아니 스트레스를 집중적으로·정기적으로 받는 운항승무원들은 연구 결과와 무관하게 자신의 건강과 비행 안전을 위해 반드시 두뇌 관리를 해야 한다.
조종사뿐만 아니라 객실 승무원의 업무도 다른 직업에 비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군에 속해 누구나 앞에 소개한 3가지 해소 방법을 꾸준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여러 사람이 차츰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면 예방법을 좀 더 자세히 기술하여 많은 승무원이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널리 전파하고 싶다. 내가 국가 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증 소지자로서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백형조
홍익대학교 경영대학원 석·박사과정 수료
경영학 박사
전 대한항공 수석기장
현 대한항공 전직조종사회 회장
현 국립항공박물관 C&K 시뮬레이터 강사
현 이누리 평생교육원 인간관계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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