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11.11 16:48 작성자 : 최지연 (air24jychoi@gmail.com)
제니퍼 애커먼이 지은 『새들의 천재성』(2017.8.30.)에 이런 글이 담겨 있다.
"1920년대 초반부터 영어에서는 'brain bird'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는데, 장과류의 열매나 풀, 꽃 등을 이용해서 암컷을 유혹하는 멋진 작품을 만드는 새도 있고, 수십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곳에 3만3,000개나 되는 씨앗을 여기저기 숨겨두었다가 몇 달이 지난 뒤에도 숨긴 장소를 어김없이 기억해 찾아 먹는 새도 있다."
『생물들의 신비한 초능력』(1999.4.1.)과 『새들의 천재성』(2017.8.30.)에 보면 비둘기는 방향감각이 분명하고, 자기 집을 기억하여 그곳으로 되돌아오는 성질을 가졌으며, 최고 시속 70km로 500~600km를 난다고 한다. 인간은 이러한 특성을 가진 비둘기를 파수꾼으로 이용해 왔다.
기상 예보관 못지않은 새들도 있다. 참새가 겨울에 서로 사이좋게 지저귀면 눈이 녹는 따뜻한 날씨가 된다든지, 들꿩은 며칠 후에 날씨가 나빠질 것 같으면 울지를 않는다고 한다.
새들이 이런 좋은 머리를 가졌다면 이젠 비행기를 이해할 만도 한데, 아직도 두렵지 않은 존재로 생각하는 것 같다. 비행기를 공격해 오는 놈이 있는가 하면, 공중에서 비행기를 발견하고도 방향을 바꿔 비행기에 길을 내주려고 하지 않는다. 넓은 활주로 주변에서 놀다가, 또는 오고 가면서 뜨고 내리는 비행기와 조우하게 되면 그냥 숫자로 밀어붙이는 듯 지나간다.
새들은 군집을 이뤄 함께 날아다녀도 서로 부딪치는 일이 없다.
모르긴 해도 지금까지 그런 사고가 일어났다고 들어본 적도 없다. 그걸 궁금해한 연구자도 있다. 미국 야생동물센터 디볼트 박사팀과 인디아나대, 퍼듀대 연구진은 공동으로 찌르레기의 거리두기를 연구해 발표했다. 새는 접근해 오는 다른 물체의 속도는 계산하지 않고 단지 자신과의 거리에만 주의를 기울이며, 찌르레기의 경우는 대상과의 거리가 약 30m 정도일 때 날아간다고 한다.
빠른 속도를 갖지 않은 비슷한 조류끼리는 관계가 없겠지만 속도가 빠른 비행기의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 그래서 비행기를 피하지 못하고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연구진은 판단했다. (동아사이언스, 2015.1.7.)
터보제트 엔진의 앞부분에는 공기를 빨아들이는 커다란 흡입구가 있다. 새들이 이 흡입구로 빨려 들어가게 되면 조종사에겐 치명적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고가 뉴욕에서 발생했던 '허드슨 강의 기적'이다.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영화도 상영된 바 있다. 승객과 승무원 155명이 탑승한 US항공 1549편이 뉴욕의 국내선 공항인 라과디아에서 이륙 직후 새 떼로 인해 엔진 두 개가 모두 정지되었다. 설리 기장은 불과 3,000ft 남짓 고도에서 강하하면서 맨해튼의 빌딩 숲을 지나 허드슨강에 불시착하여 155명의 생명을 모두 살려냈다.
전 세계 공항 어디서나 새 떼들은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저고도에서 특히 위협이 되고 있다. 넓은 공항 활주로 주변을 서식지 삼아 드나들며 이착륙 때 저고도에서 주로 만나게 된다. 공항마다 새들을 쫓아내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매년 충돌사고는 발생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드론을 이용하여 새 떼를 쫓는 방법을 시행해 보았으나 이착륙하는 항공기에 대한 안전문제로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공항에선 조류퇴치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 공기총을 사용하거나 폭음 발사기를 활주로 주변에 설치하여 다양한 소리로 새때를 쫓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외국의 어느 공항에서는 초음파를 사용하여 새들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방식을 개발했다고도 한다.
새들을 쫓는 방법은 안전비행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지금도 새들과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새들의 천재성과 초능력이 조금 더 진화하게 되어 인간이 만든 비행기의 위험을 알고 가까이 접근하지 않거나 피해 갈 수 있는 능력이 생겼으면 한다. 그러면 나도 새들을 ‘brain bird’로 인정해 주고 싶다.

(사진=백형조 대한항공 전직조종사회 회장)
백형조
홍익대학교 경영대학원 석·박사과정 수료
경영학 박사
전 대한항공 수석기장
현 대한항공 전직조종사회 회장
현 국립항공박물관 C&K 시뮬레이터 강사
현 이누리 평생교육원 인간관계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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