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1.11.20 15:37 작성자 : 최지연 (air24jychoi@gmail.com)
우리는 무엇인가를 측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단위를 사용한다.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하여 만든 단위가 아직도 국제적으로 통일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비행과 관련해서도 서로 다른 단위 사용으로 인한 착각으로 항공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지금도 배제할 수 없다. 무게의 단위를 나타내는 킬로그램(kilogram)과 파운드(pound), 고도를 나타내는 피트(feet)와 미터(meter)가 몇몇 국가에서는 다르게 사용되고 있어 언제든지 잘못 판단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단위 문제로 목적지 공항에 도착하기도 전에 연료가 떨어져 사고를 일으킨 에어 캐나다 비행이 과거에 있었다.
1983년 7월 23일, 승객 61명과 승무원 8명을 태우고 몬트리올(Montreal) 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에드먼턴(Edmonton)으로 갈 예정이던 Air Canada 143편 보잉 767 여객기가 관련된 사람들의 잘못된 연료량 계산으로 정상적인 연료를 싣지 못하고 출발했다가 중간에 연료 부족 경고음을 듣고 비상착륙한 경우다. 기장은 가장 가까운 김리(Kimli) 공군기지에 엔진이 꺼진 상태로 접근을 시도했으며 앞바퀴가 완전히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비상착륙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탑승 인원 중 10명만 가벼운 부상을 입었을 뿐 그 외 탑승객은 모두 무사했다.
사고 원인은 연료 주입과정에서 공급업체는 연료량을 리터로 표기했고, 기장은 연료 점검봉(부피L)을 파운드로 바꾸면서 무게를 계산할 때처럼 1.77을 곱한 값을 킬로그램으로 생각했다. 1L의 연료가 주입되었다면 무게로는 0.8kg인데, 두 배가 넘는 1.77kg의 연료로 착각했던 것이다. (단위로 읽는 세상, 2017.10.30.) 연료의 양은 대체로 파운드를 사용하나 킬로그램으로 표시하는 곳도 있고, 둘 모두를 사용하기도 한다. 여기에 연료 공급업체는 연료량을 통상 리터로 표기한다. 1리터=약 1.77파운드=0.8킬로그램, 1파운드=0.453592㎏으로 파운드와 킬로그램의 착각이 있을 수도 있다.
연료 무게뿐만 아니라 비행기 고도 사용에도 단위 통일이 되고 있지 않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피트를 사용하고 있는데, 중국과 러시아 등 공산국가는 미터법을 사용하고 있어 혼동을 일으키게 한다. 조종사들은 미터법이 적용되는 공항 및 관제구역에서는 환산표에 맞춰 비슷한 고도를 고도창에 세트(set)한다. 저고도에서 갑자기 고도가 바뀌게 되면 익숙지 못한 고도세트가 항공기 사고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단위 관련 사고는 우주선에서도 일어났다.
『단위로 읽는 세상』에 의하면 1999년 9월, NASA(미국항공 우주국)에서 발사한 ‘화성 기후 궤도선’이 화성에 진입하다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단위를 혼동해서 사용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다고 한다. 나사에서는 미터법 단위를 사용했는데, 탐사선을 제작한 록히드 마틴사에서는 야드·파운드법 단위를 사용했다. 그 결과 궤도 진입에 필요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들이 사용한 단위가 달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지금은 국제화 시대다. 좁은 지구촌 안에서 분야마다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측정 단위도 통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백형조 대한항공 전직조종사회 회장)
백형조
홍익대학교 경영대학원 석·박사과정 수료
경영학 박사
전 대한항공 수석기장
현 대한항공 전직조종사회 회장
현 국립항공박물관 C&K 시뮬레이터 강사
현 이누리 평생교육원 인간관계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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