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2.04.20 18:54 작성자 : 최지연 (air24jychoi@gmail.com)
무료항공권!
항공사 근무자의 넘버 원 메리트(No1 Merite)는 뭐니 뭐니 해도 무료항공권일 것이다. 필자도 격하게 동감하는 바다. 하지만 무료항공권은 말처럼 무료가 아니고 사용 조건 또한 까다롭다. 이번 칼럼에서는 항공사 직원을 꿈꾸는 이들이 동경에 마지않는 무료항공권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항공사 직원이라 해서 휴가 기간에 무료로 항공기에 탑승할 순 없으니 무료항공권 대신 ‘직원 할인 항공권’으로 용어를 변경하는 게 옳겠다. 할인율도 천차만별인데 아무리 저렴한 항공권이라도 공항이용료니 유류세니 하며 항공권 가격에 이것저것 더해지니 50% 이상 할인된 항공권도 여행사에서 구매한 항공권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여행사에서는 항공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대량 구매하는 반면, 할인된 직원 항공권은 정가에서 적용된 할인율이기 때문이다.
항공사마다 ‘직원 할인 항공권 사용 가능자’의 범위도 다르다. 모 외항사의 경우 본인이 원하는 인원을 리스트에 올려놓으면 그 사람은 직원 할인 항공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자가 근무하던 항공사에서는 본인과 직계 가족만이 할인 항공권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용 가능한 항공권의 숫자도 턱없이 적었다. (지금은 사용 가능한 항공권 수가 합리적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덧붙여 직원 할인 항공권 사용에 있어 치명적인 제한이 있었다. 직원 할인 항공권은 예약 불가 항공권으로 빈 좌석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할인 항공권을 한번 사용할라치면 며칠, 아니 몇 주 전부터 빈 좌석이 있는 노선을 검색해야 했고, 좌석에 여유가 있는 노선을 골랐다 하더라도 Go-show 승객(사전 예약 없이 여객기에 탑승하는 승객)이 있으면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즉 운송 직원이 발권을 마감할 때까지, 심한 경우엔 항공기 Door가 closed 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승객 탑승을 완료한 비행기가 지그재그로 게이트를 벗어나 활주로에 들어서서 굉음과 함께 가속해 하늘로 솟구칠 때, 환호하는 사람은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는 사람도 아니요, 고소 공포증이 있는 사람도 아니요, 직원 할인 항공권을 소유한 사람인 것이다.
항공사 직원이라면 공항에서 대기하다 좌석이 여의치 않아 집으로 돌아간 경우, 그리고 외국 공항에서 빈 좌석이 없어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해 며칠씩 발이 묶인 경험이 한 두 번씩은 있다.
팀 선배의 경험담인데, 그녀는 큰맘 먹고 시부모님께 유럽행 직원 할인 항공권을 끊어 드렸다. 효도 관광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필 당일 비슷한 목적지의 외항사 비행기가 고장 나, 해당 편 승객들이 시부모님이 탑승한 항공기로 몰렸다. 빈 좌석은 한둘씩 팔려나갔고, 급기야는 지상 직원이 “손님, 직원 가족이시죠? 죄송합니다만, 다른 손님들께 좌석 양보하셔야겠습니다.”란 양해의 말과 함께 시부모님을 비행기 밖으로 모시고 나왔다. 그 사건 이후 시부모님의 시집살이가 시작됐다는 우스갯소리는 우리의 단골 수다 메뉴였다.
싼 게 비지떡이란 속담이 있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 남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기를 이용하려면 ‘시부모님의 핀잔’ 같은 가슴을 후벼 파는 비수를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직원 할인 항공권이야말로 모든 항공사의 최고 복지라 말하고 싶다. 언제나 공짜 혹은 그에 상응하는 덤은 달콤한 법이니까.

(사진=김주희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운항과 교수)
김주희
현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운항과 학과장
현 한국관광연구학회 이사
현 한국문화산업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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