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2.05.11 23:00 작성자 : 최지연 (air24jychoi@gmail.com)
객실 난동 승객 관련 기사를 접할 때마다 여전히 심장이 두근거린다. 최근엔 뜸한 뉴스이지만 이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여객 수요가 줄어서일 뿐, 기내 난동 승객 핸들링은 객실 승무원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객실 승무원은, ‘항공기 안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관하여는 기장과 승무원이 제1항에 준하여 사법경찰관 및 사법경찰리의 직무를 수행한다.’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제 7조 참조) 라는 법 조항에 따라서 기내에서 경찰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즉, 항공보안법 제 22조에 명시된 것처럼 객실 승무원은 아래와 같은 행동을 하는 승객에게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1. 항공기의 보안을 해치는 행위
2. 인명이나 재산에 위해를 주는 행위
3. 항공기 내의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규율을 위반하는 행위
(폭언, 고성방가, 흡연, 과도한 음주, 약물 복용 등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주는 행위,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 항공안전법 제 73조를 위반하여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행위, 조종실 출입을 기도하는 행위, 기장, 객실 승무원의 업무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방해하는 행위 등)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객실 승무원이 이 법을 현장에서 엄격히 적용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필자가 근무할 당시보다 객실 난동 승객을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처벌 수위다.
기내 난동 승객이 항공보안법을 위반했다 할지라도 대부분은 구두 경고, 혹은 벌금형으로 상황이 종료된다. 현실이 이러하니 오히려 난동 승객이 당당한 경우가 많다. 주위 승객의 관심도 부족한 편이다. 기내 난동 사건이 발생했을 시, 객실 승무원에겐 협조자의 도움이 필요한데 (목격자 진술서 확보 등)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또한, 항공사의 일관적이고 확고한 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객실 승무원이 현장에서 단호하게 대처한 사안에 대해 회사에서 ‘이 정도는 융통성 있게 넘어가면 되지 괜히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어서…….’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현장 승무원들은 추후 기내 난동 승객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항공사는 기내 난동 승객으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는 승무원들을 위한 사후 관리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일선에서 웃으며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승무원에게 마음의 병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쉽사리 떨쳐내기 어려운 병이다.
필자 또한 숱한 기내 난동 승객을 겪었다. 객실 승무원으로서 피할 수 없는 업무 중 하나였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선배의 조언은 매일 밤 터질 듯 쿵쾅거리는 심장 박동을 달랠 수 없었다. ‘매일 외국 나가서 좋겠다.’라는 일반직 동료의 부러움도, 나 자신을 가치 있게 느끼게 하지 못했고, ‘남의 돈 벌기가 쉬우냐’는 부모님의 핀잔도, 나를 단단하게 만들지 못했다.
비단 항공업 종사자들뿐만이 아니라 서비스 관련업 종사자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의, 회사가 안 된다면 국가적 차원에서의 시스템 구축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사진=김주희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운항과 교수)
김주희
현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운항과 학과장
현 한국관광연구학회 이사
현 한국문화산업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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